추억의영화관

[스크랩] 다시보는 디어헌터(Deer Hunter) /월남전을 회상하며.....

마블마운틴 2013. 8. 23. 11:47

 

돌이켜보면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아니 슬프고 괴로웠던 순간 이 있다.

그러나 이미 지나 버린 과거이기에,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기에

그저 안타 까웁게 추억할 수밖 에 없는 그때 그 시절.

그 기억이 전쟁의 기억 였다면

우리 모두의 기억속에서 지워달라고 기도 해야겠다...

그러나 전쟁은 전쟁일 뿐 !
어떠한 명분을 지닌 전쟁이라도 전쟁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것이 인간성을 파괴하고 한 개인의 삶을 불행하게 하는 전쟁 트라우마 이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불행한삶이 어디있겠느가....

 

영화 디어 헌터'는 베트남전을 바라보는

우리의 일방적 시각을 뒤집어놓는 영화로 영원히 기억하고 싶지않은 영화의

인줄도 모르겠다..

영화속의 사슴의 눈망울 이 우리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듯  Cavatina 선율과함께

그 슬픈 눈망울 이 파편이 되어.

아직도 우리들 가슴을 때리는지 모르겠다....

 

디어헌터는 1979년의 제 51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하여 총 5개의 상을 받게된다.

 

월남전이란 시대의 초상은 헐리웃의 더없이 황홀한 소재이다

월남 전쟁을 주제로 하여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의
재미난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전쟁이 주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점차 망가져가는 (인간성 상실의) 주인공들,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1979) 에서의
월터 컬츠(Walter E. Kurtz)대령(말론 브랜도)이나
‘플래툰 (Platoon. 1986)  에서의 반스(Barnes) 중사 (탐 베린저) 같은
이들이 꼭 나온다는 것 인데, 이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김재건의 영화이야기)


 

베트남전이 미국에 남긴 상처는 미국의 자신감 상실만이 아닐 것이다.

베트남국민들이 받은 상처와 군인을 포함하여 전쟁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고통은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 것인가?

 

또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 월남 참전전우 들은 5,09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11,2320명의 사상자 와 4명의 실종자 그리고 참전 군인 중 이후 159,132명이

고엽제 등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참전용사가 

아직도 고엽제 피해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 과연 베트남전은 불가피한 전쟁이었는가? 

묻지 않을수없다.

 

 

아마 81년 봄쯤 이 였을꺼다.. 당시 처음 중앙극장 에서 개봉했던 디어 헌터

간혹 우울할때 영화을보던 나는 3시간 3분짜리 지루했던 그영화를 보면서

내가보기엔 그저 그런 삼류 애국영화 인데 아카데미상 을 받았다고 해서 좋은영화인가 ?

그런기억 뿐이 생각나지 않는다.

 

로버트 드 니로의 우울한 얼굴 과 사슴을 잡기 위해 간 파르스름한

산속에 하얗게 피어오르던 안개,

러시안 룰넷 그리고 세 친구들이 전쟁후유증으로 철저히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모습과,

어두운 술집과 음울한 거리.왁자지껄 욕짓거리....주제곡 기타선율 에 흐르는 ..

몇 장면을 빼면 그렇게 가슴에 와닿지 않던 영화!

기억나는 그런 영화였다.

 

오래전 이 영화를 처음 감상했을때, 도대체 왜 이런 무의미한 장면들과

대사들이 계속되는걸까 생각 하며

살짝 지루하기까지 했던 그 일상들이 곧 이어질 그들의 비극과 고통에 대비되어

그 자체가 현실이 아니라 마치 아련한 꿈처럼 느껴지게 됨을 오랜시간이 흐르고

다시 이 작품을 감상하고서야 깨달을수 있었던 것은

지난 내가 월남전 참전후 의 일이다..

 

상대가 죽어야 내가사는 이보다 더 전쟁의 속성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낼 수 있는 표현방법이 또 있을까?

 

러시안 룰렛은 본 영화에서 사슴 사냥 과 대비되는 상징이다.

역설적이긴하지만  사슴 사냥 을 하는것이  평화의 상징 이라면

러시안 룰렛은 인류의 광기어린 장난인 잔혹함 의 상징이다.

 

러시안 룰렛은 미친 짓이다. 그것도 죽고사느냐 의 전쟁터의 송두리속 에서...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이미 전쟁 자체가 미친 짓이 아니던가?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 두 가지가 인상적으로 가슴에 남게 된다.

 

러시안정교회 결혼식장면

 

그렇다...나역시 월남전의 휴우증을 겪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조금 눈을 크게 뜨면 인간의 존재가 보이는 것 같다.
전쟁이 어떻게 인간의 휴머니즘과 사상을 파괴하고
폭력이 어떻게 따뜻한 인간애를 말살시키는지..

러시안 룰렛을 하며 결국 허망한 죽음을 택하는 닉 (Christopher Walken) 의 눈빛을 보노라면

왜 인류가 하루빨리 전쟁을 포기 해야하는지 .....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비정한 베트남의 정글

도륙과 증오로 얼룩진 들판에서
전쟁은 또 다시 차갑고 비정 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서는  인간애 의 포기는

월남전의 참전후 많은 것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일이 끝나면 술과 음악과 취하고 주말이면 사슴 사냥으로 떠나는 젊은 청춘들의 우정과 비극과 사랑

 

영화 ‘디어헌터’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 당시의 평화로운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세 명의 주인공들은 철강 공장의 노동자들로 사슴 사냥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 은 전쟁터로 떠나기 전날 다른 친구들과 사슴사냥 을 한다.

실제로는 워싱턴 주 의 North Cascades National Park 에서 촬영했다고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펜실베니아의 눈덮힌 산과 호수...
그 적막한 아름다움에 기절할 것 같다...

산에 도착한 이들 앞에 장엄한 대자연의 경치가 펼쳐지면서

이들은 때로는 다투며 웃고 떠들며 우정을 다진다
사슴을 쫓으며 내뿜는 걸쭉한 욕 마저 감동(?) 적이다.

 

사냥을 끝내고 산에서 내려온 이들은 술을 마시기 위해
클럽을 찾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시끄럽게 떠들면서

술을 마시는데,

누군가 클럽 한켠에서 친구들을 전쟁터로 떠나 보내는 애끓은 마음
으로 쇼팽 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모두들 조용히 숙연한 표정으로 음악을 듣는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전쟁 의공포 에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면서....

그리고 스티브가 결혼을 하고, 닉은 사랑하는 사람은 둔 채

스티브,닉, 마이크  이 세 친구들은 월남전에 파병 된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

죽이지 않으면 내가죽는 비정한 살육의 현장 베트남 전

 

온 천지를 진동하던 전폭기의 금속성과 코브라’헬기의 둔탁한 회전음,

밤공기를 뒤흔들던 폭발음과 사방에 불 밝히던 조명탄,

어디선가 벌어지던 간헐적인 소총소리, 푸르다 못해 검은 빛마저 감도는 베트남 정글,

끝없이 펼쳐진 열대림을 헤쳐 가며 생과 사 의 순간들..

이들이 도착한 베트남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 그 자체였다.

부상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그곳에서 이들은 적에게 사로잡히는 신세가 된다.

 

 

베트남에서 전투를 치루던 마이클과 닉, 스티븐은 베트콩에게 사로잡히는 신세가 되고,

무시무시한 폭력,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당한다

전쟁포로가 된 마이클과 닉 그리고 스티븐은 적군의 잔인한 고문과 죽음의 공포로 인해

육신과 정신이 피폐 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그 어떤 고문보다 가장 두려운 것은 러시안 룰렛 게임이었다.

회전식 연발 권총에 총알을 하나만 넣고 탄창을 돌린 뒤,

자신의 생명을 운에 맡긴 채 머리에 총을 겨눠야 하는

이 게임을 포로들은 두려움에 떨면서 벌여야만 한다.

 

로버트 디니로/ 레시안 룰넷의 한장면 /해상수용소 의 호지명 사진이 이채롭다

 

러시안 룰렛에서의 원샷! '한 방'은 죽느냐 사느냐를 가르는 절대적인 공포이다.

그래서 '한 방'은 반드시 비껴가야만 하고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공포 로

마이클 과 닉, 스티븐을 괴롭힌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추구했던 '한 방'이 공포로 전이된 경험을 한

마이클은 더 이상 '한 방'에 집착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었을지 모른다는 절망감에 괴로워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속에서 마이클 은 아주 위험한 도박을 한다.

실탄 한 발이 아니라 세 발을 넣어달라고.

그러면 훨씬 더 스릴 넘치는 게임을 할수가 있지않겠는가....

이 3발로 베트콩을 처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본인역시 이제 살아남을 확률은 6대1 에서 3 대3 반으로 줄어 들었다.

그리고 그 반반의 확률속 에서 마이크와 닉은 방아쇠를 당긴다.


흔히 회전식 육혈포라 불리는 러시안 룰넷에 쓰이는 리벌버 권총

보기에는 작아 보이나 살상 능력이 뛰어나다

 

주: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은 회전식 연발 권총의 여러 개의 약실 중

하나에만 총알을 넣고 총알의 위치를 알 수 없도록 탄창을 돌린 후,

참가자들이 각자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이 영화를 통해 가장 충격적인 장면의 하나로 부각되었던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이라는 잔혹한 게임이 다시
세간의 큰 화제 거리로 대두된 적이 있었고, 또 한때의 유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무모하게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영화 속의 장면같이
월남에서는 당시에 실제로 이런 게임이 유행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공포에 질려 리벌버 총을 머리에 겨누는 닉 (크리스토퍼 웨큰)

이 영화로 그의 생애에 유일한 아카데미 상(조연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전쟁의 와중 에 행방불명이 된  닉은 '러시안 룰렛'으로 인한 충격으로 정신분열을 일으킨다.

그리고 탈영하여 이 게임을 상습적으로 벌이는 도박판의 세계로 빠져들고

스티브는 한쪽 발을 잃고, 전쟁의 회한 만을 안은채  마이크만 성한 몸으로 돌아온다.

 

 

마이클이 귀향한다는 소식에 친구들은 성대한 환영식을 준비하고 마이클을 기다린다.

 
그러나  두 친구를 전쟁터에 두고 혼자만 살아왔다는 자책감에 마이클은

환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을 만날 면목이 없자 혼자 몰래 모텔에 투숙하고 괴로워 한다.

 

 

결국 마이클 은 친구들과 만나게 되고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 애인이 아니면서도 지갑 속에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있었던)

린다(메립스트립) 과도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닉이 부재한 상황에서
그의 행방불명이란 상황아래 에서 연인사이가 된다
참전 전에 멋지게 사슴을 쏘았던 마이클. 하지만 귀향후엔 사슴을 차마 쏘지 못한다


마이클 은  다시 사슴사냥 에 나서지만 도무지 사슴에 총을 쏠 수가 없다.

전쟁에 대한 . 죽음에 대한 회한 때문 일까?

그는 러시안 룰렛게임으로 경험한  원샷!

한방의 총의 공포를 알기 때문에 사슴을 쏘지 못하는 것이다.

 

사슴 사냥. 과거에는 친구들과의 특별한 행사였지만, 전쟁에 다녀온 이후로는 옛날같지 않다.

 

무언가 대상을 죽인다는 것에 대해서. 결국 혼자 남겨진 마이클...

사슴 하나 죽이지 못하는 데...

총을 내려놓고.. 사슴 보고 " OK ~? 도망 가라고 도망 가라고' 고함 치는 마이클

 

 

한편 스티브가 입원하고 있는 병원에 누군가 많은 돈을 보내온다.

닉이 돈을 보내올 것이라고 확신한 마이클 는 다시 돌아가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사이공으로 돌아가 닉을 찾는다

 

마이클은 닉을설득하기 위해서  결국 닉과  룰렛 게임을 같이 한다

 

그곳에서 러시안 룰렛을 하는 닉을 발견하지만, 정신이 완전히 돌아버린 닉은
마이클을 알아보지 못한다

마이클 는 닉에게 같이 나가자고 설득하지만 듣지 않고

닉은 마이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러시안 룰렛을
하고 방아쇠를 당긴 총이 머리를 관통하고 만다

 

결국 이미 넋이 나간 닉은 친구인 마이클도 알아보지 못한 채,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결국 닉은 사이공에서 러시안 룰렛게임에 미쳐 정신착란에 걸린 채 마이크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둔다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가?

명분 없는 싸움에 이유도 없이 목숨을 던져야 하는 사람들에게

차라리 러시안 룰렛 게임은 어쩌면 돈이라도 버는 더 값어치(?)  있는 죽음일지 모른다

 

닉 의 장례식에서 / 젊은 시절의 메릴 스트립

‘줄리아(Julia. 1977)’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래 두 번째 출연한 영화이다.

 

정녕 전쟁은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도구라는 말인가 ?

참상을 겪은 군인의 마음에는 상흔이 남는다.

이 영화에서 마이클 ,닉,,그리고 스티브 처럼...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총상'(의학적으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라고 부른다.

국가의 '명'에 따르다 얻은 고통인 만큼 선진국에선 대책을 단단히 세워놓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인정 까지는못하더라도 심지어는  꾀병'으로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안타까운 배우 존 카잘(좌) 과 실제 연인이었던 메릴 스트립

 

우리에게 낯익은 존카잘 (좌) 은 대부에서 마음약한 알 파치노 형으로 나왔던 후레도 

디어헌터 에서 골수암을 앓으면서도 투혼을 발휘해 촬영 끝까지 고군분투한 스탠리역의
존 카잘 (John Cazale. 1935-1978, 보스턴)은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젊은 나이에 세상을 하직하면서, 이 영화를 유작으로 남겨 안타까움을 주었다


우울할때 이  영화를 보며

겁쟁이 우리들은 매일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기도 전에 미리 죽어 있는지도 모른다.

창백한 우울함이 더 할수 없는 끝에 다다르면

마치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기분이다..


 

죽어서 고향으로 돌아온 닉은 고향 땅 에 묻히고,

장례 후 린다의 집에 모인 친구들은 끓어오르는 슬픔을 참으며

모두들 닉을 위해 축배 를 든다.

미국에 축복을...... 그리고 닉 을 위하여.......

 

그 창백하고 감미로운 음악과 간절하고 숨막히는 영상을 다시보며

영화속 에 떨리는 가슴에

정말 이 가슴 아픈 선율 의 기타 음악은

러시안 룰렛"에 얽힌 마이크 와 닉 의 슬픈 이야기 이며

아니 전쟁의 참혹상 에 희생된 그리고 마음의 총상 을 입은

우리 월남 참전 전우 들 모두 의 노래가 아닐까.......

 

.

Cavatina - John Williams (The Deer Hunter(1978) Main Theme)

 

출 연 :
로버트 드니로 (Robert De Niro) .... 마이클
존 카잘 (John Cazale) .... 스탠
크리스토퍼 워큰 (Christopher Walken) ....
메릴 스트립 (Meryl Streep) .... 린다
존 새비지 (John Savage) .... 스티븐
조지 드준자 (George Dzundza) ....

동백섬

 

 

 

 

 

 

 

 

 

출처 : 서북미 월남참전 국가유공자 전우회
글쓴이 : 동백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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