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냄새가 물씬 풍기는 산 아래 동네. 안산은 나지막한 산이지만 아는 사람끼리는 북악산이나 인왕산보다 안산이 윗길이라고 평한다.
봉수대에서 본 서울 전망이 빼어나고 샛길이 많아 어디서든 접근이 가능하고 산행시간도 편의에 따라 얼마든지 줄이고 늘릴 수 있다. 서대문구청이나 자연사 박물관, 연세대 기숙사 쪽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독립공원을 지나 이진아기념도서관 뒷길을 따라 잠시 올라가도 안산 산행길이 나온다. 2014년에 나무 데크를 설치한 안산 자락길이 완성되어 노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또 중간중간 세워진 전망 포인트에 서면 서울시내는 물론이고 북한산 봉우리들이 한눈에 보인다. 안산을 오르거나 내려오며 자주 가는 봉원사는 신라 진성여왕 때 생긴, 천년 역사를 지닌 오래된 사찰이다. 초파일에 가면 연등이 장관이고 단오절마다 열리는 영산재도 볼거리다.
서대문형문소는 지난 1907년 생긴 이래 1945년 광복까지 유관순, 김구 등 많은 독립지사들이 고초를 겪었던 곳으로 독립공원 내에 있다. 총 15개의 옥사 중 7개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역사관에서는 내부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의 현장이자 울창한 나무 그늘과 가을 낙엽 때문에 좋은 쉼터가 된다.
독립문 근처는 서민 냄새가 물씬 나는 동네라 근사한 맛집보다 영천시장 안의 값싼 먹을거리들이 유명하다.
독립문 쪽 영천시장 초입에 있는 달인꽈배기에 가면 갓 튀겨낸 꽈배기, 팥 도넛을 설탕을 듬뿍 묻혀 판다. 한 방송프로그램에 ‘달인’으로 출연했을 만큼 주인은 신기에 가까운 솜씨로 꽈배기를 만들어낸다. 영천시장 안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양옆으로 튀김과 떡볶이를 파는 집들, 안산 하산길에 목을 축일 만한 먹걸리와 곁들이 안주를 파는 가게들도 여럿 있다. 그중에서 영천떡볶이가 단골이다. 떡볶이와 튀김을 버무려 주는데 맛도 있지만 인심도 푸짐하다.
도가니탕으로 유명한 대성집도 빼놓을 수 없다. 교남동 골목에 있었는데 최근 재개발 때문에 독립문 사거리, 대신고등학교 쪽으로 이전했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집으로 도가니탕과 수육이 메뉴의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