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의 재미있는 일화들
1960~70년대 국민의 눈물을 닦아준 사람은 육영수 여사였다. 자신이 총에 맞아 죽은 74년 8월 15일 육 여사는 남편에게 말했다.
영부인이 죽은 후 언론엔 민초(民草)의 추억이 실렸다.
좁고 지저분한 골목을 끼고 비탈길을 30분이나 오르면 산중턱에 쓰러질 듯한 집 한 채가 있었다. 남편을 잃고 떡장수로 억척같이 살던 홍연례 할머니는 위장병으로 몇 해나 몸져 누웠다. 방 안엔 병자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곳을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 사람은 육 여사였다. 할머니는 북받치는 감격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여사는 반 시간을 머물렀다. "용기를 잃어서는 안 돼요. 꿋꿋하게 이겨나가야 해요."
68년 여름은 호남 일대에 가뭄이 극심했다. 광주는 식수조차 마시기 어려웠다. 육 여사는 도지사 관저에 조석(朝夕)으로 전화 마음이 불안하여 숭늉도 마음 놓고 마실 수 없으며 세수도 못하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직접 광주로 나들이를 하였다. 지사 부인의 안내로 가장 한발이 심한 나주 공산면 화성리 마을로 갔다. 논바닥이 발이 빠질 정도로 쩡쩡 갈라져 있었다. 여사는 마을 사람들에게 눈물을 글썽거리며 정부에서 굶기기야 하겠느냐고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 말라버린 웅덩이에 걸려 있는 양수기를 직접 돌려보며 혼자 울고 있었다고 한다. 한복 입은 여성과 유머는 걸맞지 않은 느낌을 준다. 우아한 한복 차림의 정숙한 표정에 유머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그러나 고정관념을 깨는 의외성이 바로 유머의 맛이다. 한복의 이미지가 강한 퍼스트레이디 육영수에게는 특유의 맛깔스런 유머가 있다. 육영수가 국왕과 자녀교육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통령 가족이라고 해서 우월감이나 의타심을 갖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정서적인 면과 도의적인 면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순하게 가르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대통령이 저보다 더 인기가 있답니다."
국왕이 웃음을 참지 못해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이어서 주위 사람들이 어리둥절했다. 좀체로 국왕에게서 볼 수 없는 모습인지라 까닭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육영수는 대통령 남편이 자기보다 아이들에게는 인기가 있다고 했다. 그런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투표권도 없는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어봐야 무슨 소용이겠어요." 이 한마디가 근엄한 국왕을 흔들어 놓았던 것이다. KIST의 준공식이 거행되고 이어서 최신형 컴퓨터 "CDC 3300"의 성능 시험이 있었다. 국내에는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서 1967년에 최초의 컴퓨터 "IBM 1401"을 들여온 이래 몇가지 기종이 더 있었으나 KIST의 "CDC 3300"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성능의 최고 컴퓨터였다.
대통령 내외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컴퓨터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모나리자 그림도 찍혀 나왔으며 그리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의해 한반도 지도가 작성되기도 했다. 당시로서는 대단한 성능이었다. "이 기계로 돈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때 KIST 전산실장 성기수는 대통령 부인의 말에 참석자들이 크게 웃었다고 전하고 있다. (성기수 자서전 <조국에 날개를>) 각계 여성 대표들을 만났다. 대구는 육영수가 남편과 결혼해서 3년간 신혼생활을 했던 곳이고 그곳에서 장녀 박근혜가 태어났다. "각하께서 요즘 너무 수척해 보이시더군요."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가운데 청와대에서 소아과학회 의사들을 만났다. 칵테일이 나온 간담회였지만 의사들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대통령께 건의해서 반영이 되도록 해보겠어요." 육영수는 대화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면서 자기 앞으로 오는 민원 편지의 사연 몇가지를 공개했다. 청와대가 취직시키는 데가 아니라고 정중히 거절을 해도 계속 편지를 보내오는 사람도 있고… 정말 돕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경우엔 어떻게든 손을 써봅니다. 어려운 사정이 해결이 되면 그래도 뒷소식이 궁금한데 감감 무소식이라 야속하기도 해요." 시간이 흐르면서 간담회는 웃음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저의 조건만 좋다면 따님께 청혼해볼까 하는데요." 한복 차림에 온화한 미소와 우아한 모습이 대통령 남편의 딱딱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풀어내고 또한 야단스럽지 않고 정감있는 유머는 은근한 웃음과 즐거움을 자아냈다. 육영수의 한복은 행사 때나 입은 옷이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의 일상복이었다. 현대 여성으로는 드물게 한복으로 일생을 보냈다. 대중 앞에 나설 때는 대통령 부인이지만 가족들과 어울릴 때는 "당신을 알고부터" "보슬비 오는 거리"같은 대중가요를 좋아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주부였다.
그게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제부터 아내 말 잘 듣겠다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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