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내 사랑아 / 이 보 숙
사랑하는 사람아
그대는 어디쯤 오고 있는가
남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코끝을 간질여 흔들어 깨우면
눈 비비며 잠이 깬 게으른 봄처럼
기다림 마저 잃었을 때 오려는가
골목의
흰 목련꽃 송이
눈 뜬 듯 감은 듯 실눈 뜨고
담벼락 개나리
노오란 덧니 부끄러워
함박웃음 감추고 살짝 미소질 때
계면쩍은 웃음 지으며 그때 오려는가
사랑의 계절
모든 거리에 활력이 넘치면
멀리 간 제비 때맞춰 돌아오고
서운하게 갈라 선 사람들도
아무 일 없는 듯이 돌아올 때
내가 좋아하는
개나리색 옷을 입고
게으른 봄과 함께 눈부시게 오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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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LOVE
글쓴이 : 강수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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