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항의 받고 "월남전"표현 法에서 삭제 2009-10-15
written by. 김성욱
"당당하지 못하다. 비굴하다. 실망스럽다"
입법예고가 끝난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유공자법)」개정안에서 『월남전쟁』이라는 단어가 삭제돼 공포될 전망이다. 유공자法 개정안은 그동안 국가유공자로 지정받지 못했던 월남전(戰) 참전자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유공자法 개정안 표현을 문제 삼아 우리 정부에 강력 항의해왔다. 월남戰은 「미 제국주의자」등 외세를 배격한 통일전쟁이라는 것이 베트남 정부의 공식입장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결국 유공자法 개정안 내 『세계 평화 유지에 공헌한 월남전쟁 유공자와 고엽제 후유증 환자들을…』이란 문구 中 『월남전쟁』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세계평화유지에 공헌한 유공자』라는 표현으로 조정키로 했다. 정부 측 관계자는 法 운용 과정에서 월남戰 참전자들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혜택을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법 규정 자체가 애매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가 국내문제인 유공자法 개정에서 베트남 눈치를 살피게 된 이유는 이달 하순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國賓) 방문과 이른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의 외교 관계 격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월남전쟁』 표현으로 한-베트남 간 외교마찰 조짐이 보이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하노이를 방문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베트남 눈치를 보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에게 있다. 2001년 8월23일 김대중氏는 청와대에서 열린 천득렁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우리는 불행한 전쟁에 참여해 본의 아니게 베트남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2004년 10월 노무현氏 역시 베트남 국빈방문 때 『우리 국민들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하는 등 사과한 바 있다.
한 외교관계 전문가는 『이명박 정부 들어 두 전임 대통령들과 같은 「사과’가 없었고, 여기에 베트남전 참전자들을 「세계평화 유지에 공헌한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는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자 베트남 정부가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라며 『정부 측 입장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했다.
<『이런 식이면 누가 국가를 위해서 목숨 바쳐 싸우고 싶겠느냐>』
월남참전 관련 단체들은 현재 공식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다만 14일 몇몇 참전용사들과 통화해 본 결과, 목소리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참전단체 대표는 『국가의 부름을 받아 월남에서 공산주의와 맞서 싸우다 5천 명이 죽고 10만 명 이상이 고엽제 후유증을 겪게 됐지만, 반역좌파세력의 비방으로 우리는 용병(傭兵)이나 양민학살자라는 근거 없는 비방을 받으며 살아왔다』며 『이제야 정당한 예우를 받는가 싶더니 또 다시 절망하게 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전단체 간부는 『대한민국의 국익과 명예와 동아시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싸웠던 우리를 현 정부도 당당하게 인정하고 변호하지 못하는 모습이 비굴하게 느껴진다. 실망스럽다』며 『베트남 정부의 부당한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왜 중국정부, 일본정부의 황당무계한 역사왜곡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을 못하느냐? 정부가 이런 식이면 누가 국가를 위해서 목숨 바쳐 싸우고 싶겠느냐』고 되물었다.
자유통일포럼 대표 정창인 박사는 『베트남이 대한민국 국내문제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지만, 백보 양보해 특정 국가를 지칭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세계평화유지에 공헌한 유공자’라는 표현 대신 「국가의 부름에 응해서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 참전(參戰)한 유공자’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규정, 월남참전유공자들의 명예와 권익을 보장하고 국가정체성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욱(프리랜스 기자/http://libertyherald.co.kr/)
'빨간명찰 Viet nam vetera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목숨 주고, 쌀도 주고, 나라까지 내줄 건가? (0) | 2010.09.15 |
---|---|
[스크랩] Korean Vietnam War veterans honored by Senate (0) | 2010.09.02 |
[스크랩] 조선인민군에 있다 탈북한 여군하사 이옥이 전하는 북한의 실상 (0) | 2010.08.19 |
[스크랩] 위풍당당! 전세계 여군들의 모습 엿보기 (0) | 2010.08.16 |
[스크랩] 주월 한국군 수첩 (0) | 2010.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