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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양주골 한우마을 먹자골목

마블마운틴 2009. 11. 2. 09:26
양주골 한우마을 먹자골목
자연과 맛이 어우러진 호젓한 기쁨
editor 백혜선 writer 김선아 photo 김용범 illust 이
서울에서 30분. 양주시에서 인증 받은 진정한 한우만 내놓는 모범 한우전문 음식점이 줄지어 있는 곳이다. 한우마을이라 한우만 있을 거라 섣불리 생각지 말길. 백숙과 단호박요리 등 가족 외식에 좋은 음식점들이 많다.

서울 시내를 벗어나 꼬불꼬불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곳. 5월의 초록이 빛을 발하고 산 내음 그득하게 느낄 수 있는 곳. 다채로운 맛을 내며 국내외인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는 곳. 이처럼 양주골 한우마을 주변의 거리는 이야기를 하고 또 해도 지겹지 않은 곳이다. 백석 고개를 경계로 폭 파묻혀 있던 기산리는 인접한 장흥이 80년대에 유명세를 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생기가 돌았다. 90년대부터는 저수지와 계곡 근처에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이 생기면서 ‘양주 알프스’라는 애칭도 얻게 되었다.

뿐만 아니다. 인근에는 청암 민속박물관, 대장금 테마파크, 밤나무 숲 공원, 장락원 천문대, 기산 저수지, 마장 저수지 등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대학생 MT는 물론 연인, 친구, 가족 간의 발걸음으로 어느 유원지보다도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중국, 대만 등 외국인들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제각각인 국적과 연령, 성별을 가진 이들을 단박에 반해 버리게 하는 맛은 과연 무엇일까. 명실상부한 한우마을로 새롭게 거듭났지만, 자타공인 국내산 1등급 한우전문점에 절대 밀리지 않는 오리 바비큐, 닭백숙, 붕어찜은 물론 천연 꽃차, 칵테일까지 이색적인 맛집들이 줄지어 있는 때문이다. 이들 맛집들은 흘러가는 세월 따라, 사람들의 취향 따라 제 모습을 조금씩 바꾸며 발전을 거듭해 왔다. 십 년을 넘는 세월을 주인장의 손맛 하나로 지켜온 집부터 최근 리모델링을 해 신세대 감각을 드러내는 곳까지. 그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것은 ‘자연’과 더불어 살 줄 알고, 손님에게 호젓한 자연의 맛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15년째 명성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흑과 백은 한우의 진정한 맛을 제대로 보여 준다. 한자리에서 명맥을 이어온 한우마을 생성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이 집의 소고기 맛이 남다른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주인이 오가피와 한약재를 먹여 키운 소를 직접 잡아 손님상에 올리기 때문. 모든 소는 전문가의 철저한 검증을 받는데, 자격미달인 소는 기른 정도 떼어내고 가차 없이 떠나보낸다. 이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소고기는 육질 1등급, 육량 A등급을 받은 그야말로 수석 한우다. 특히 두툼하게 썰어낸 소등심 구이는 아무런 소스 없이 먹어도 기가 막히다. 한우 특유의 진한 향이 코를 찌르고, 고소함이 입 안에 감돈다.

주로 40~50대 남성이 많이 찾는 곳인 삼호산장의 인기비결은 바로 보양식 한방백숙에 있다. 큼지막한 뚝배기 그릇에 손질한 토종닭을 통째로 넣는다. 거기에 황기, 녹각, 감초, 당귀 등 한약재 12가지를 아낌없이 넣은 후 은행, 대추, 밤, 쪽파로 마무리해 30분간 푹 끓여낸다. 이 집만의 비법은 바로 찹쌀 죽에 있다. 보통 백숙은 찹쌀을 닭 속에 넣거나 국물에 흩뿌리지만, 이 집은 찹쌀을 자루에 담아 익힌다. 찹쌀이 흐트러지지 않고 알알이 탱글탱글한 상태를 유지하기에 씹는 맛이 즐겁다.

소박하지만 참된 맛을 원한다면 천길이 있다. 수더분한 인상의 주인장은 지난 13년간 붕어찜만을 고집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 집은 있어 보이는 척 하지 않고, 애써 꾸미려 하지 않는다. 까만 바탕에 흰 글자로 대충 그려 넣은 듯한 작은 간판과, 열 개 남짓한 나무 테이블을 보고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 음식을 분위기로만 먹나. 일단 한번 맛보면 제대로 된 붕어찜을 맛보러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는 단골손님이 줄을 선다. 6시간 동안 푹 끓여내는 붕어는 이 집만의 노하우로 그 형태를 오롯이 유지한다. 붕어를 냄비 바닥에 깔고 다진 양념을 넣는다. 여기에 따로 끓인 시래기, 큼직하게 썬 무와 감자를 통째로 넣고 깻잎, 홍고추, 대파로 마무리한 후 다시 한 번 자작하게 끓여낸다.

작년 9월 개업과 동시에 대나무 숯가마와 오리 바비큐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에루화는 자타 공인 기산리의 명물이다. 우리네 전통을 따른 찜질방, 족욕탕, 스포츠 마사지방 등을 다채롭게 마련해 유원지나 마찬가지다. 그뿐만 아니다. 땀 한 번 제대로 빼낸 이들의 구미를 당기는 맛천지도 준비되어 있다. 이 집이 야심차게 준비한 메뉴는 바로 오리 바비큐. 약초 물에 담가 냄새와 나쁜 성질을 제거한 오리를 참나무 장작으로 4시간 이상 훈제를 한다. 기름기를 쫙 빼면서도 맛있는 기운은 달아나지 않게 하는 것은 이 집만의 노하우. 훈제한 오리를 먹기 좋게 썰어 내와 손님이 대나무 숯불에 다시 한 번 구워 먹을 수 있게 한다.

계곡에서 갓 잡은 회를 먹을 수 있는  작은 영토2는 기막힌 아이디어 하나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멀리서 보면 건물 전면이 통유리로 된 그저 평범한 집.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여기가 음식점인지, 계곡인지 분간이 안 된다. 계곡 위 건물을 세웠기 때문에 울창한 나무도, 세월의 때가 묻은 돌도, 졸졸졸 흐르는 물도, 모두 진짜다. 인근에 회를 다루는 곳은 이곳뿐이며 제주산만 고집하기 때문에 그 맛이 탁월하다. 신선함은 물론이고 혀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육질을 느낄 수 있다.

how to go 구파발 삼거리에서 북한산성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약 700m쯤 가서 일영 방향으로 좌회전. 지방도 371호선을 이용, 북쪽으로 10km쯤 가면 장흥유원지가 나온다. 장흥유원지 안쪽으로 들어서 7km쯤 더 북진하여 말굴이고개(백석고개)를 넘어 첫 번째 신호등에서 좌회전.


삼호산장 물레방아와 작은 호수, 줄지어 선 방갈로, 원두막 형식의 별실까지. 산장이란 이름을 붙일 만큼 그 규모가 거대하다. 13년 전통의 한방백숙은 물론 참나무 향을 담뿍 머금은 훈제 오리가 유명하다. 031-876-2351
박터졌네 한우 등심, 차돌박이 등 소고기의 맛이 깊고 진한 맛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나지막한 초가집이 소박한 정겨움을 주는 곳이다. 특히 시끌벅적 요란한 분위기를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 031-871-6691
산천초가 초가 건물 속 작은 초가집과 너와집이 마련되어 있다. 커다란 단호박의 속을 비우고 그 안에 훈제한 오리를 넣어 다시 바비큐 기계에 1시간을 구워 낸 단호박 오리구이가 인기다. 031-876-1817
흑과 백 소 등심 구이와 더불어 치마살, 토시살 등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특수 모듬이 인기다. 031-871-8889
에리스 카페 뒤 쪽에 마련한 미니 비닐하우스에서 다양한 꽃을 직접 재배한다. 샌드위치나 라자냐 등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연인이나 여자 친구끼리 찾기 제격인 곳. 031-876-0072
작은영토2 오후 1, 3, 7, 9, 11시에 찾으면 라이브 공연을 볼 수 있다. 올드팝이나 4050 추억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중년층에게 낭만적인 장소이다. 031-871-8202
에루화 오리 요리의 원조인 중국인들에게도 중화 TV의 프로그램을 통해 인정 받은 오리 바비큐를 접할 수 있다. 메밀과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와 조랭이떡이 들어간 들깨 수제비도 빼놓을 수 없는 맛. 031-871-0505
IL카페 숲이 시작하는 길목에 위치해 계절별로 다양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 차와 칵테일에만 경력 15년차인 주인의 솜씨를 맛볼 수 있다. 031-876-0041
천길 하루 전날 구해온 붕어만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인 집. 미리 준비한 붕어가 다 떨어지면 손님이 오더라도 영업을 끝낸다.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은 특히 여성들이 좋아한다. 031-871-0373
청산유수 야트막한 산과 더불어 작은 개울이 감싸고 있는 시골 냄새 그득한 곳이다. 이 집의 샤브샤브도 별미이긴 하지만 반찬으로 나오는 참게장의 맛이 특별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031-876-8017
출처 : 양주골 한우마을 먹자골목
글쓴이 : 장回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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