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 서먼, 니콜 키드먼, 산드라 블록, 안젤리나 졸리…
컴퓨터가 집집마다 보급되고 인터넷으로 세계의 모든 컴퓨터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혹자에겐 재앙일 수 있다. 특히 유명인들에게는. 더구나 연예인들에게는.
인터넷 팬클럽과 같은 긍정적인 케이스도 있겠으나, 대개는 인터넷이야 말로 연예인들의 지옥이다.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무엇이든 일파만파로 과장되고 왜곡되는 현장이기 때문이고, 진원지가 모호하므로 대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디 소문이나 스캔들뿐이랴. 인터넷에는 또 페이커(Faker)라는 장난꾸러기들이 있다. 유명인들의 누드나 포르노 사진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사진작가는 아니다. 이들은 그저 포토샵이나 페이트샵 등의 그래픽툴만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인터넷에 지천인 포르노 사진과 유명인들의 얼굴을 합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에 유포한다. 당연히 끝간 곳 없이 복제되어 퍼져나간다. 페이커가 합성한 사진이라는 것을 설사 네티즌들이 알아챘다고 해서 이 가공할 파도가 멈추는 것도 아니다. 그저 킬킬거릴 수 있으면 그뿐, 아니면 그렇게라도 유명인들의 속살을 꿈꾸어 볼 수 있으면 그뿐인 것이다. ‘Yovo’라는 코드명으로 시애틀에서 활동하는 한 페이커는 이렇게 말한다. “난 예술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단지 훌륭한 자위 용품을 만들 뿐이다.”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도 페이커들의 장난은 자심하다. 유명 연예인들이 벌써 많이 당했고,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펄펄 뛰며 수사를 의뢰하지만 별다른 전과는 아직 없다. 그저 자신의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을 뿐이다. 요즘 같아서는 유명인들의 누드 콜렉션이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을 뿐더러 연예인들의 섹스비디오까지 곧잘 유통되는 실정이고 보면, 솜씨있는 페이커가 생산한 ‘회심의 작품’ 한 점이 한창 잘나가는 정상급 스타 하나를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경찰과 변호사들도 속수무책인 페이커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흥미롭게도 인터넷에는 ‘페이커 추적단(Fake Detective)’라는 직함도 있다. 예컨대 미국 위스콘신주에 사는 에드 레이크(Ed Lake)라는 사람은 칠순을 바라보는 노인이지만 페이커 전문 탐정이기도 하다. 그가 하는 일은 단순한 취미생활 정도가 아니다. 그는 시중에 유통되는 유명인의 누드나 포르노 사진, 영화 등을 부단히 모니터링한다. 그리고 의심나는 점을 체크한 후 ‘수사’에 돌입한다. 수사가 완료되면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수사일지를 남긴다. 그 일지에는 합성에 동원된 사진 소스들이 스크랩되어 있고, 최종적으로 ‘A+’에서 ‘F’까지 페이킹 수준을 채점한다.
에드 레이크는 특히 산드라 블록의 은인이다. 그가 밝혀낸 산드라 블록의 가짜 포르노만 해도 수십 건이 넘는다. 물론 아직 계류중인 사건도 많다. 백문이 불여일견. ‘The Fake Detective’는 에드 레이크의 홈페이지다. 그 곳을 한번 방문해보면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입이 떡 벌어지게 된다. 엄청난 양의 연예인 누드를 볼 수 있고, 그 모든 누드가 모두 교묘하게 합성된 것이라는 증거들이 있기 때문이다. 방문자의 자질에 따라서는 에드 레이크와 ‘Yovo’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로 보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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