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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보리밥과 보리 밭의 아픈 기억

마블마운틴 2014. 8. 8. 12:16

 

 

 

 

 

--보리밥과 보리 밭의 아픈 기억--

 

                                            늘샘 / 성초희

 

가난이 안겨 준 아픈 기억이 제게

있습니다

 

 

영상으로 담아 낸 보리

참 싱그럽고 멋지네요.

그런데,

왜?

기억은 아려올까요?  

 

 

유년 시절,

스스로 자신은 가난한 교육자라고....

가늘게 먹고 가늘게 싸는 게  

제일 괜찮은 삶이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 슬하에서

헐벗고 배 곺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겨울엔 고구마에 동치미로 배를 채우고

여름엔 꽁보리 밥이  너무도 먹기 싫어 거짓말로 

배 아파서 밥을 못먹겠다고  부모님을 속이던 일이,  

다시 눈물 짓게 합니다. 

 

 

그렇게 나를 울리던 보리가 지금은 별미 

보리밥으로 영양식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으니  세태의 흐름에  무한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생일이 여름의 끝자락인 전

목을 길게 빼고 생일 날을 손꼽아  기다림은 

그 날만이라도 쌀밥을 먹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쌀밥이 나 혼자 먹기에는

주위의 슬픈 눈동자들이~~~~~

오녀 일남의 형제들

그들의 눈이 내 밥그릇을 주시하기에

편하게 먹을 수 없었던 그 하얀 쌀밥이

아직도 나를 슬픈 추억 속으로 몰고가네요.  

 

 

 노동력도 도무지 없었던 우리 집은

                                                             완고하신 할아버지의 의도 대로 농사를 지었고

머슴과 식모까지 있었으니

아버지는 대단한 효자이셨습니다. 

 

 

  이상한 것은 양식이 없을 때

먹기 싫은 보리 쌀 마저 없을 때에도  

절대 굶지 않는 두 분이 있었으니

할아버지와 머슴 아저씨였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밥을 남겨 주시기를

기다리는 12개의

눈동자들

아 ~~정말 슬픈 현실이었습니다.

당시 아버지 월급이 약 4,000 여원???

식구가 고모들까지 12명

놉들 삯인 인건비에

추수 때엔 머슴아저씨 새경까지,

이 나이 되니 아버지가 이해됩니다.

그 때는 원망만..... 

 

 

가끔 찬밥을 마구 버릴 때가 있습니다.

하얀 그 귀한 쌀밥을 버리다가 하늘을

우러러 보게 됩니다.

햇빛과 비를 주신 이에게  죄송해집니다.

죄 받을 것 같습니다. 

다시 거두어 누룽지를 만들어봅니다.

넘 귀하고 아까워서~~~~~~

 

 

가난한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말씀하십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마태복음 5:3절)

또,

경에 이르되,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 라고 하셨으니...

(누가복음 6장 :20절말씀)

그렇다고 부자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흐름은 부자 보다 가난한 자가  더 하나님께  올인하는 것을 봅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은  수치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어쩜,

가난은 복이  아니요  저주일 수 있습니다.

 

 

가난은 두 가지지입니다.

물질이 가난한 자 마음이 가난한 자 라면

인생은 어느 한 쪽에 해당이 될 수 있습니다.

물질은 풍부하지만 마음이 가난한 경우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마음은 풍요로움으로 가득한 자

 두 부류 중

나는 어느 쪽일까요?

 

 

유년 시절에 가난을 탓하며 가난한 아버지가 싫어질 때

쌀밥 도시락을 가져오는 친구들을 부러워 하던

그  아픈 기억들이 

알알히 맺힌 보리들이  나를 다시  울게 합니다. 

 

 

할아버지의 명령으로 나는 학교 결석을 하고

보리 이삭을 주워야했습니다.

나무 한 그루 없어 그늘이 없는 보리 밭

강렬한 햇빛이 어린 아이의 얼굴을 발갛게 달구고 

끝내  해질녘에는 그만 쓰러지며 구토를 했습니다.

 

 

결코 지워지지 않는  그  혹독한 기억

참 슬펐습니다.  

 

 

숱한 세월이 흘렀지만 아파서 너무 아파서

제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보리 밭의 아픈 기억으로~~~~~ 

 

 

겨울을 몰아 낸 봄이 오면

담벼락 갈라진 틈을 비집고 올리온 새순들이

머리를 비비대며 제 모습을 드러낼 때

나는 보리 싹 자라나는 게 싫었습니다. 

 

 

이미,

유명을 달리하신 내 부모님께 원망을 할 수 도  없지만 

이렇게는 말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그래도 하늘 만큼 사랑합니다 라고...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생각이 나네요

아이스케키라고 외치는 저 소리

지금의 아이스크림이,

마당에서 보리 타작을 하는데 골목에서

들려오는 저 소리가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통을 어깨 끈을 만들어 매고 

다니며 외치는 그 소리는

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

아~~

아이스케키 장수가 온 것입니다.

 

 

내 눈은 빛이 납니다.

어머니께서 지금 타작한 보리로 아이스케키를

사주시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시원하고 달콤한 그 맛은 보리에게 감사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보리밥으로 나를 울리드니 너 때문에

내가 아이스케키를 먹는구나  하며

 

 

현대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가난이라고 합니다.

가난은 나를 좌절하게 하고 비굴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제 그리스도인이 되어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물질적 가난 보다 더 무서운 정신적인 가난은 겪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유병언이가 왜 하나님을 등에 업고 

불법으로  물질을 모으며

법망을 피해 다니는지  이해하기 싫어집니다.

 

 

서로 미워하며 싸우며 산다면

육선이 가득한들 무슨 유익이리요

채소를 먹으며 평안을 누림이 참 행복일 것을 

그는 

왜 그렇게 돈을 모으며 돈을 사랑할까요?

아~~~

돈이 권력이라구요?

그 권력도 영원하지 않은 것을~~쯔쯧

  

 

성경 66권 중

13권을 집필한 바울은

로마 시민권이 있었고

명문대를 나왔으며 반듯한 명문가의 후손이었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

내가 누리던 것

모두가 배설물에 불과했다 라고....

 

 

나는 아직도 부하고는 거리가 멀어 가난한 한 자의 반열에 

서 있습니다 

그렇다고 굽실거리며 거지로 동냥은 하지 않습니다.

내게는 참 평안과 참 소망을 주는 진리의 말씀이 

있습니다.

 

 

비록,

무화과 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보리밥에 얽힌 기억들을 떠올리며

현재의 나를 조명해보았습니다.

확독에 보리 쌀 박박 갈아

자주 감자 툭툭 으깨어 구수한 밥을 짓고 

풋고추 툭툭 잘라 넣어 된장 부글 부글 끓여

열무에 비벼먹던 그 보리밥이

오늘은 무던히도 먹고 싶어집니다.

님들은 보리밥 하면 어떤 추억이 있으신지요?

 

늘샘 / 성초희

엉엉 

 

출처 : 하나님의 예쁜 딸
글쓴이 : 하나님의예쁜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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