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배우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63, 1949.6.22 ~)이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를 다시 썼다. 미국 아카데미위원회는 스트립이 '철의 여인'(필리다 로이드 감독)으로 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17번째 후보 지명으로 역대 최다(最多) 기록이다.
스트립은 2009년 '줄리 앤 줄리아'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당시 최다 지명 기록을 이미 세웠었다. 그러나 수상은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여우조연상)와 '소피의 선택'(1982·여우주연상) 두 차례뿐이다.
그녀의 출연작으로는 줄리아, 디어 헌터, 맨하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프랑스 중위의 여자, 살의의 향기, 소피의 선택, 실크우드, 폴링 인 러브, 아웃 오브 아프리카, 제2의 여인, 어둠 속의 외침, 그녀는 악마, 헐리웃 스토리, 영혼의 사랑, 죽어야 사는 여자, 영혼의 집, 리버 와일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비포 앤 애프터, 마빈스 룸, 아들을 위하여, 뮤직 오브 하트, 디 아워스, 위험한 대결, 맨츄리안 켄디데이트, 프라임 러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렌디션, 로스트 라이언즈, 이브닝, 맘마미아!, 다우트 등...
이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부문을 두고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前) 영국 총리와 미국의 '섹스 심볼' 마릴린 먼로의 대결"이라는 평이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부문 후보에 오른 미셸 윌리엄스는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마이 위크 위드 마릴린'에서 전설의 여배우 마릴린 먼로를 연기했다. '아카데미의 전초전' 골든 글로브에서 스트립과 윌리엄스가 각각 영화의 드라마와 뮤지컬·코미디 부문의 여우주연상을 받아 호각지세다. '앨버트 놉스'의 글렌 클로즈, '헬프'의 바이올라 데이비스,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루니 마라도 이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84회 아카데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부문. 남우주연상의 경우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스타이자 절친한 친구인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가 경합을 벌인다. 클루니는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디센던트'에서, 피트는 베넷 밀러 감독의 '머니볼'에서 주연을 맡았다. 골든 글로브에선 클루니가 영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피트에 한발 앞섰다. 다크호스도 있다. 골든 글로브 영화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남우주연상을 탄 '아티스트'의 프랑스 배우 장 뒤자르댕이다. '베터 라이프'의 데미안 비치르와 '틴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게리 올드먼도 남우주연상을 노린다.
감독상 부문에선 거장들이 일전을 치른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휴고'로, '은둔의 철학박사 감독' 테렌스 멜릭이 '트리 오브 라이프'로, 알렉산더 페인이 '디센던트'로, 우디 앨런이 '미드나잇 인 파리'로 각각 후보에 올랐다.